짧은 봄이 지나고 드디어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이 뜨거운 계절을 어떻게 보낼 예정이세요? 한낮의 열기가 가신 후 초저녁 노점에서 마시는 맥주 한 잔은 어떠세요? 혹은 짙은 녹음으로 가득한 정원을 거닐어보는 건요? 아니면 여름에만 맛볼 수 있는 달디단 참외로 요리를 만들어봐도 좋겠네요. ‹리빙센스› 6월호를 참고하시면, 제가 말씀드린 것들을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이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으니 꼭 참고해 보시길요! 독자 여러분의 찬란한 6월을 응원합니다!
editor in chief 심효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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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는 정원을 돌보며 조용하고 분명한 자연의 순환 속에서 심신을 치유했다고 합니다. 헤세가 정원에서 얻은 깨달음은 불안과 긴장이 나날이 심화되는 오늘날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된 듯한데요. 6월에는 정원 속에서 너그러운 위로를 얻는 것은 어떨까요? 센스레터에서는 가볍게 여행 삼아 떠나볼 만한 전국의 정원 3곳을 꼽아보았습니다.
editor 이승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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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이 화담(和談)하는 곳.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 근처 41만 평의 거대한 부지에 화담숲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계절 형형색색으로 변화하는 풍경만으로도 계절마다 화담숲을 찾을 이유는 충분한데요. 국내 최대 규모의 소나무정원과 이끼원을 비롯해 분재원, 반딧불이원, 수국원, 진달래원, 자작나무숲 등 17개의 테마원을 갖춘 화담숲은 교목, 관목, 초화 등 총 4000여 종의 국내외 자생식물들로 가득합니다. 화담숲의 산책로는 낮은 경사도의 나무 데크 길로 조성되어 있어 유모차를 끌고서도 화담숲 전체를 안전하게 돌아볼 수 있어요. 최근 화담숲 입구에 개관한 복합문화공간 ‘화담채’도 눈여겨볼 만한데요. 한옥의 아름다움과 함께 이희원 작가의 ‘플라워’, 최병훈 작가의 ‘물의 명상’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을 비롯해 단일 수종의 꽃이 한없이 펼쳐진 옥상정원과 곤지암 리조트의 전경이 보이는 인피니티 풀도 만날 수 있습니다.
위치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도척윗로 278-1(도웅리)
문의 0507-1344-6669, hwadamsup.com
운영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 휴무
요금 성인 1만1000원, 경로·청소년 9000원, 어린이 7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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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유일하게 산지에 조성된 정원이죠. 대구에 위치한 사유원은 장엄한 자연과 건축물이 조화를 이룬 사색의 공간입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조경가, 예술가들이 합심하여 이곳을 완성했는데요. 포르투갈의 건축가 알바로 시자,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승효상과 최욱의 건축물, 그리고 한국 조경의 대가인 정영선의 손길이 닿은 정원이 팔공산 지맥 위로 펼쳐져 있습니다. 특히 사유원 심장부에는 300~600년 수령의 모과나무 108그루를 중심으로 조성한 ‘풍설기천년’이 자리합니다. 연못 위로 고목의 그림자가 은은히 비치는 풍경은 가히 꿈에서도 보기 힘든 신비로운 절경을 만들어내죠. 또한 200년 넘은 배롱나무를 옮겨 심은 ‘별유동천’은 여름이 되면 붉은 꽃들이 흐드러지는 무릉도원을 연상케 합니다. 종일 바삐 둘러봐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그 규모가 방대하니, 돈과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은 성찰과 사유를 경험하게 될 거예요!
위치 대구시 군위군 부계면 치산효령로 1150(창평리)
문의 054-383-1278, sayuwon.com
운영 시간 오전 9시~오후 5시, 월요일 휴무
요금 평일: 성인 5만원, 학생 4만5000원 / 주말·공휴일: 성인 6만9000원, 학생 6만2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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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 선생이 설립한 호암미술관에는 한국 전통 정원의 양식으로 조성한 희원이 자리합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초대전이 열리고 있는 정영선 조경가의 대표 작업으로도 유명한 희원은 아름다운 자연의 경치를 정원 안으로 끌어들이는 차경의 원리를 바탕으로 지어졌죠. 사군자 중 가장 먼저 꽃피는 매화를 시작으로, 봄이 무르익으면 벚꽃이 장관을 이루고, 모란이 대석단 아래에 피어난 난 후 여름철에는 법연지에서 피는 연꽃과 호암정 근처의 탐스러운 수국, 그리고 늦여름까지 넘실대는 능소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희원의 가장 큰 특징은 전통 정원과 현대미술이 어우러져 있다는 점! 연못에 설치된 장-미셸 오토니엘의 유리구슬 작품 ‘황금 연꽃’, 호수 앞에 전시된 루이스 부르주아의 거대한 거미 조각 ‘마망’을 놓치지 마세요. 6월 16일까지 호암미술관에서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조망하는 대규모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이 열리고 있으니, 전시와 함께 희원을 꼭 한 번 감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위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로562번길 38(가실리)
문의 031-320-1801~2, leeumhoam.org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월요일·신정·설날·추석 당일 휴일
요금 성인 1만4000원, 청년·청소년·시니어 7000원, 미취학 아동 무료(호암미술관 전시 및 희원 관람 포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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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6일부터 21일까지 밀라노 전역을 들썩이게 만든 디자인 위크가 막을 내렸습니다. 가구 박람회인 살로네 델 모빌레(Salone del Mobile)가 열린 전시장 로 피에라 밀라노(Rho Fiera Milano)는 물론 도시 곳곳이 디자인 위크를 즐기는 이들로 가득했는데요. 소문난 잔치이면서 먹을 것도 많았던 2024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면면을 ‹리빙센스› 6월호에서 만나보세요!
editor 장세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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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박람회는 물론이고 수백 개의 장외 전시까지 열리며 온 도시가 떠들썩해지는
세계 유일의 행사가 아닐까 합니다.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성장하는 모습,
서로가 협업하며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 역시
밀라노 디자인 위크만의 강점입니다."
— 양재혁(디자이너, 브랜드 멘델릭 대표, 살로네 델 모빌레 앰배서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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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E DEL MOBILE HIGHLIGHT
전시장 로 피에라에서 열린 살로네 델 모빌레의 하이라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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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PICK TACCHINI
타치니는 다양한 분위기로 연출한 여러 개의 방을 탐험하듯 각각의 신제품을 확인할 수 있는 부스를 선보였습니다. 조 콜롬보가 1967년 디자인한 에디셔널 시스템의 데이베드와 오토만 버전, 비코 마지스트레티의 파올라 체어 리에디션 버전 등 위대한 디자인 거장들과의 제품들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의 세계를 펼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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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ORI SALONE HIGHLIGHT
밀라노 도심 곳곳을 수놓은 푸오리 살로네의 명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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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PICK FLOS
1707년 지어진 아름다운 궁전 팔라초 비스콘티가 플로스의 빛으로 가득 찼습니다. 꽃이 피어나듯 각각의 유리 볼 안에서 빛이 피어나는 타락사쿰 88이 자리한 첫 번째 방을 지나면 플로스의 상징적인 모델,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의 lC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제품 탄생 10주년을 맞이해 눈부신 24K 골드로 옷을 갈아입은 모습과 전에 없던 거대한 크기의 제품도 볼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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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자취를 감추던 추억의 포장마차가 다시 트렌드의 중심에 선 지금! ‹리빙센스› 에디터 4인이 서울 포장마차 거리 4곳으로 직접 나섰습니다. Z세대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포차의 매력을 함께 들여다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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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포장마차 거리, 아빠가 말아주는 '갓벽한' 안주 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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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에는 지도 앱에 은행 이름을 찍어야만 다다를 수 있는 2개의 포장마차 거리가 있습니다. 메인은 ‘우리은행 영등포중앙금융센터’! 이곳에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배우 한고은이 방문하며 세간에 더 알려진 ‘아빠네집’이 유명한데요. 아빠네집은 대표 메뉴인 통골뱅이탕 세트 외에도 갑오징어 숙회, 짜파구리 등 소주와 궁합이 찰떡인 메뉴를 다채롭게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갑오징어 숙회는 소싯적 해산물 좀 먹어본 ‘울산 출신’ 1인과 ‘거제도 출신’ 동행인이 ‘엄지척’할 정도! 통골뱅이탕이 식을 때마다 따뜻한 국물과 파를 리필해 주는 사장님의 센스도 돋보였습니다. 다른 포장마차 거리에 비해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비록 덜하지만, 친절한 사장님과 소주를 부르는 안주, 사장님의 귀여운 반려견까지 볼 수 있는 영등포로 올 때입니다. 카드는 안 받지만, 계좌이체로 결제하면 간편해요.
editor 권새봄
위치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로 200(영등포동 4가) 우리은행 영등포중앙금융센터 근처 메뉴 (아빠네집) 통골뱅이탕 세트 1만 8000원, 갑오징어 숙회 2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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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역 포장마차 거리, 기차 소리를 안주 삼아 한 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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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중앙선 중락역 아래에는 2열의 포장마차 부대가 자리해요. 정확한 좌표는 2번 출구, 굴다리 양옆! 10개의 포장마차 중에서 웨이팅 없이는 앉을 수 없다는 17년 차 경력의 ‘다운이네’로 향했는데요. 젊은이들에게 포차가 인기라더니 과연 대부분의 테이블을 20대 남녀가 점령했습니다. 메뉴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중랑역 포장마차 거리의 시그니처인 ‘김치삽겹살’을 주문! 기차 지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에피타이저로 내준 뽀얀 알배추를 안주 삼아 소주 한 잔 기울이다 보니 메뉴 주문 30분 만에 새우라면이, 다시 30분을 기다려 삼겹살&볶음김치가 나왔어요. 얼큰한 라면은 그야말로 술을 술술 부르는 마성의 안주. 은박지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빼곡히 담겨 나온 삼겹살&볶음김치는 마늘 한 톨도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 먹었습니다. 이곳도 아쉽게 카드는 받지 않았네요.
editor 이승민
위치 서울시 중랑구 중랑역로 9(중화동) 중랑역 2번 출구 근처 메뉴 (다운이네) 삼겹살 & 볶음김치 1만 5000원, 새우라면 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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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3가역 포장마차 거리, 낭만으로 가득한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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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종로 3가역 3번 출구부터 5번 출구까지 약 200m 골목을 빽빽하게 채운 포장마차 거리. 이 거리에서 유독 북적이는 인파로 시선을 사로잡은 곳이 있었으니, 바로 종로3가역 3번 출구 앞에 자리한 ‘3번 출구’ 포장마차! 이곳은 SNS에서 추천 글이 쏟아지는 종로3가역 ‘찐핫플’ 포차예요. 10여 년 경력 주인장 부부의 매력이 흘러넘치는데, 무심한 듯 툭 손님의 가방과 외투를 정리해 주고, 편히 앉으라며 챙겨줬습니다. 기본 안주는 오이와 당근. 주문한 메뉴는 오돌뼈와 산낙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매콤한 오돌뼈와 고소한 참기름에 버무린 신선한 산낙지는 절로 술을 불렀어요. 단골이 될 예감이 들어 주인장 개인 번호도 입수! 한 가지 팁이라면, 포차 거리는 주인장에게 자리를 맡아달라고 전화하면 예약석을 잡을 수 있답니다. 한여름 밤의 찰나라기엔 진한 여운을 남긴 포차, 3번 출구. 진정한 노포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이 제격입니다.
editor 문채린
위치 서울시 종로구 돈의동 종로3가역 3번 출구 앞 메뉴 (3번 출구) 오돌뼈 1만8000원, 산낙지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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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동역 포장마차 거리, 웰컴 드링크는 못 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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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창동역 포차 거리의 양대 산맥이었던 창동역 1·2번 출구. 창동역 환경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2번 출구의 점포는 철거되고 현재는 1번 출구 포차거리만 살아남아 빨간 천막 감성을 유지하고 있어요. 운영 중인 점포는 8개. 이 거리에서 가장 늦게 생겼다는 10년 차 ‘마포’는 유독 20~30대 젊은 손님이 많았는데요. 나무랄 데 없는 음식 퀄리티와 청결한 분위기, 친절함이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메인 메뉴인 버섯&생선구이는 초벌이 되어 나오는데 마치 생선구이 전문점에 온 듯 먹기 좋게 가시를 다 발라줬어요. 또한 창동역 포차 거리의 진정한 진가는 길거리 노점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쾌적한 화장실이 매장 100m 내 자리 잡고 있다는 것! 한 번쯤 포차의 감성을 느끼고 싶지만 요란하고 거친 분위기가 부담스럽다면 창동역 포차는 좋은 첫 시도가 될 거예요.
editor 전지연
위치 서울시 도봉구 창동 창동역 1번 출구 앞 메뉴 (마포) 이면수 버섯구이 2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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